전공은 마케팅을 했지만 실제 업무는 마케팅과는 조금 다른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케팅에 있어서 저만의 철학 몇 가지는 갖고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경쟁자와 얼마나 떠 뛰어난지 설득하는 것보다 경쟁자보다 무엇이 다른지 이야기 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다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요즘 게임 쪽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많은 게임들이 나름의 독특함이나 차별성을 소구하기 보다는 뛰어남을 소구 하는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어서 입니다.

 
그렇다면 왜 뛰어남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다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까요
? 우선 최초 메시지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메시지 전달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경쟁상대나 어떤 것보다 좋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할 때 메시지를 수용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그런지? 나름의 판단을 한번 더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나름의 기준으로 정말 뛰어난지 판단 한 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지죠. 기본적으로 실패할 경우 리스크가 큰 접근입니다. 하지만 다름은 새롭기 때문에 그 자체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자신을 뻔뻔하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다소 객관적인 입장에서 설명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러한 2가지 방향의 차이는 이후 커뮤니케이션을 구체화하는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뛰어나다고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이후 왜 뛰어난지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줘야 하는데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식으로 풀릴 수 밖에 없는 한계성을 갖고 있죠.(물론 창의적인 크리에이티브로 그런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데 대부분의 메시지를 전달 받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메시지가 불편합니다. 더불어 이야기 자체가 식상하죠. 왜냐면 대부분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이 결국 이런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제품은 이러이러 해서 정말 좋아요” “우리 제품은 다른 제품에서 안 되는 이러 이러한 것이 되서 더 나아요등이 우리가 매일 같이 접하게 되는 메시지들이니까요. 또한 뛰어나다는 점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메시지가 너무 많아지는 경향도 있죠. 아시다시피 수 많은 마케팅메시지에 노출되어 있는 유저들은 그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습니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다름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이 다른지 이야기할 때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아주 새로운 이야기들을 전개할 수 있는 자유도를 높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 자신을 잘났다고 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를 깎아 내릴 필요도 없는 것이죠. 그리고 다름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제품을 최초 기획 할 때부터 차별적인 기능, 혜택을 제공하고 특정 집단을 타겟층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타겟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색다른 이야기 자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공감 수준도 높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전달해야 할 메시지 자체가 명확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집중하기가 좀 더 용의하죠.

 

물론 다름을 이야기함에 있어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제품자체가 정말 차별적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제품 자체는 차별적이지 않은데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공감할 대상이 명확하게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고 있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해서 다르다고 이야기해 봤자 누구의 관심도 얻지 못하며 관심을 갖을 대상이 한정적이라면 애초부터 너무 시장을 작게 한정하는 것이니까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서 많은 제품들이 차별화 소구를 포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차별화의 포인트에 대해서 공감할 사람이 없거나 너무 적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죠. 그런 리스크를 갖기 보다는 왠지 성공한 제품들 보다 더 좋다고 소구해서 일단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조금 더 성공적이지 않을까 판단하는 것이죠. 물론 일리가 없는 접근 방향도 아니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제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매력적인 차별화 요소를 갖고 있음에도 우위를 소구 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은 소탐대실하는 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에 있어서 마케팅은 지극히 게임종속적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 다른 제품은 다소 떨어지는 제품이라도 마케팅을 통해 감성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로 포지셔닝 시킴으로써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마케팅을 잘했다고 하더라도 게임 자체가 수준 이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영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상품의 특성일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온라인게임은 콘솔게임이나 영화처럼 마케팅을 통한 최초 구매 규모를 높여서 최소한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기 때문에 더 어렵죠. 낚는 것이 통하지도 않고 낚는다고 하더라도 매출까지 발생시키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화라는 커뮤니케이션의 기조도 결국 게임 기획단계에서 결정된 게임적인 차별화 요소에 종속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을 고려해도 차별화 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은 유효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게임은 어떤 게임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벤치마킹도 하지만 분명 차별화 요소를 고려해 개발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팅적으로도 그런 차별화 요소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바로 그 차별화 요소가 해당 게임의 가장 큰 무기이니까요.

 

하지만 차별성이 명확한 게임인데 개발을 다하고 보니 그 차별성이 소구 될 시장 자체가 작다면 그때에도 일관성을 갖고 차별화 요소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맞는가? 라는 질문이 드실 텐데요. 그때에도 저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 게임의 한계니까요. 마케팅으로 어떻게 풀어볼 여지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작지만 해당 시장의 유저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게임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작은 매출을 꾸준히 뽑아주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향인 것이죠.

 


요즘 점점 게임 쪽에서 성공작을 보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 시장은 포화되어 있는 상태인데 경쟁 게임은 늘어가고 전형적인 성숙시장의 형국이죠.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 보다는 안정을 고려하다 보니 더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아지는 듯 합니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그렇고요. 요즘 같아서는 정말 차별적인 게임성을 갖은 성공작이 하나 나와주었으면 합니다. 예전 카트라이더나 서든어택처럼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두서 없는 생각들을 한번 쭉 적어 보았습니다.

 

덧붙임. 오랜만에 쓰는 글입니다. 이런 저런 일이 바빠서라는 핑계를 대봅니다. 아직 이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부담은 적지만 또 그런 게으름이 많은 분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겠지요. 분발해야겠습니다.

Posted by 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