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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1 게임과 콜로보레이션(협업)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다른 업종에서는 콜로보레이션을 통한 성공사례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루이비통의 마크 제이콥스가 그래픽 아티스트인 스티븐 스프라우스를 통해 출시한 그래피티 백입니다. 그래피티 백은 기존의 전통적인 루이비통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신선함을 루이비통에 부여해 젊은 층에게까지 어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외에도 성공적인 사례들은 참 많죠. BMW가 유명한 영화 감독들과 BMW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를 제작한 것이나, LG전자의 프라다폰, 삼성전자의 앙드레김 라인업 등등이 그렇습니다.



 

콜로보레이션은 다른 영역의 전문가를 영입해 자사의 상품,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거나 긍정적인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게임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특히 해외에서 참 많았죠. 스필버그나 루카스 등의 유명 감독들이 게임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들은 자주 들려오고 있습니다. 기존적으로 영화와 게임이 특정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이야기꾼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감독들이 게임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죠. 그런데 이상하게 크게 성공한 사례를 들어보지도 못했고 한국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이루어진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면 게임을 제작한다는 것은 루이비통 백을 조금 다르게 디자인하거나 앙드레김의 디자인요소를 세탁기나 냉장고에 적용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즉 전혀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좋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과 게임을 통해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카스나 스필버그가 게임매니아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게임내의 어떤 시스템으로 전달할지를 결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설령 결정할 수 있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 게임적으로 재미있을지도 의문이고요.



 

국내에서는 외부전문가를 영입해서 무엇인가를 할 여유도 없었고, 기획자의 개인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게임에 외부 전문가를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개입시킬지도 너무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죠. 그런 생각조차 별로 한 적이 없었을 겁니다. 전해 듣기로는 방송작가들을 게임 시나리오에 참여 시켜 작업했던 타이틀도 있었다고 하는데 서로 합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외부전문가가 게임전체 기획 제작을 총괄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특정영역을 아예 전문적으로 넘겨주고 그 결과를 받아서 게임에 적용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 동영상을 게임과 테마만 주고 영화감독이 제작한다던가 (BMW 사례처럼), 최초 기획, 아이디어나 느낌만 공유해주고 그냥 소설이나 시나리오처럼 작가나 영화감독이 이야기를 구성하고 이를 게임적으로 풀어내는 것은 게임기획자가 하거나, 대중가요 작곡자에게 게임 음악을 의뢰하는 것과 같이(얼마 전 무한도전에서 올림픽대로 가요제와 비슷하겠네요) 좋은 결과를 바로 게임에 붙이면 그 자체로 게임의 퀄리티가 높아지는 부분 또는 마케팅적으로 효과적인 부분은 제한적으로 적용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효과가 큰, 능력이 검증된 전문가를 영입해 일을 도모한다는 것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부분에 많은 비용을 써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전문가도 있을 수 있고, 이러한 형태의 콜로보레이션에 호의적인 전문가도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 기사를 보니 만화가인 야설록 작가가 예당온라인 상임고문으로 패온라인이라는 RPG를 제작 총지휘하고 계시더군요. 그리고 소노보이가 제작하는 베르카닉스라는 SF RPG는 이현세 작가를 통해서 만화로도 출시된다고 하네요. 마음의 소리라는 웹툰 작가인 조석씨는 WOW를 소재로 가끔 너무 재미있는 만화를 선보이고 있기도 하죠.(이건 순전히 조석 작가의 개인적인 소재화이지만)

 

패온라인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 만화와 게임이 동시 런칭 하거나, 게임이 만화 소재가 되는 것이 얼마만큼의 마케팅 효과를 줄지는 모르지만 가끔 이종간의 결합이 전혀 생각지 못한 재미있는 결과를 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루이비통 기사를 읽고 마음의 소리를 보다가 문득 들었던 몇 가지 생각이었습니다.

Posted by 팰콘